[카테고리:] 오늘을 이해하는 역사

  • 물가를 잡으려면 무엇을 부숴야 하는가

    볼커 쇼크와 스태그플레이션의 역사 물가가 계속 오르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고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다. 주택시장과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실업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물가 상승을 그대로 두면 사람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기업의 비용이 커지며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 여름이 사라진 해 — 1816년의 기후 재난

    기후위기는 현대에 등장한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에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가 주로 인간의 산업활동과 온실가스 배출과 연결되어 논의되지만, 역사적으로도 인간 사회는 자연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여러 차례 흔들렸다. 그중에서도 1816년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북반구의 여러 지역에서 여름철 기온이 평소보다 크게 낮아지고 서리가 반복되면서 농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 시기를 **‘여름이 없었던 해(Year Without a Summer)’**라고 불렀다. 1816년의…

  • 백신을 거부한 도시, 1721년 보스턴

    천연두와 최초의 대규모 예방접종 논쟁 백신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인터넷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현상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 정부의 방역정책, 개인의 선택권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갈등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사례가 1721년 미국 보스턴에서 발생한 천연두 유행이다. 당시 천연두는 매우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치료법이 충분하지 않았고 감염되면 높은 확률로 사망할 수 있었다.…

  • 은행이 무너지면 국가는 어디까지 구해야 하는가

    1907년 금융공황이 남긴 질문 은행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정부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문제가 생긴 은행을 그냥 시장에서 퇴출시키면 부실한 금융기관을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은행의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은행은 서로 돈을 빌려주고, 기업과 가계의 예금을 보관하며, 각종 결제 시스템을 연결한다. 기업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고 생산시설에 투자한다. 가계…

  • 국가가 아니라 회사가 바다를 지배했던 시절

    동인도회사와 현대의 우주기업을 비교할 때 가장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는 초기 단계에서 기업이 국가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는 새로운 산업에 진입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안전과 환경 문제를 검토해야 하며, 관련 법률과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국가와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외교적 협상도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에 막대한…

  • 스탠더드오일과 AT&T에서 배우는 반독점의 역사

    한 기업이 시장에서 너무 큰 힘을 갖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반드시 나쁜 일이 아니다. 규모가 커지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으며, 소비자에게 더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 경제의 많은 혁신은 거대한 기업의 자본과 연구개발 능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은 생각보다 강하다. 집을 사지 않으면 나만 뒤처질 것 같고, 지금 사지 않으면 앞으로는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생긴다. 실제로 집값이 오르는 기간이 길어지면 이러한 믿음은 더욱 강해진다. 문제는 집값 상승에 대한 믿음이 어느 순간 경제의 기본적인 원리보다 강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 달러가 세계의 돈이 된 이유

    오늘날 세계경제에서 달러의 위치는 특별하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화폐에 불과했던 달러가 이제는 국제무역과 금융시장의 중심에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 같은 주요 원자재 거래부터 해외 주식과 채권, 국가 간 무역대금 결제까지 달러가 사용된다.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에서도 달러는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달러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주식을 사면 달러가 필요하고, 해외여행을 가면 환율에 따라…

  • 가짜뉴스는 인터넷이 만든 게 아니다

    옐로 저널리즘부터 딥페이크까지 이어진 정보의 역사 오늘날 사람들은 가짜뉴스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떠올린다. 짧은 영상과 자극적인 제목, 조작된 사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딥페이크 영상이 순식간에 퍼지는 모습을 보면 가짜뉴스가 디지털 시대에 처음 등장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실제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를 정교하게 합성할 수 있게 되면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구별하기가…

  • 문을 닫은 나라의 결말

    1882년과 1924년 미국 이민정책의 역사 미국은 오랫동안 이민을 통해 성장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 미국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은 농업과 제조업, 철도 건설, 광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노동력을 제공했다. 새로운 이민자들은 미국의 인구를 늘렸을 뿐 아니라 도시의 성장과 산업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민자가 늘어날수록 이민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커졌다. 일자리를…